
2020년 9월 30일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의 개인 메시지 기능인 DM(Direct Messaging)과 페이스북의 자체 모바일 메시지 앱인 메신저(Messenger)를 통합한다고 발표했다(Grossman, 2020; Isaac, 2020; Mosseri & Chudnovsky, 2020).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따로 메신저나 페이스북 앱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페이스북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페이스북 사용자들 또한 따로 인스타그램 앱으로 이동하지 않은 채 인스타그램 친구들과 DM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CEO가 페이스북이 소유하고 있는 모바일 메시지 플랫폼 메신저, 인스타그램, 왓츠앱(WhatsApp) 간 통합 계획을 밝힌 후 약 1년 반 만이다. 지난 7월 진행된 미국 하원 반독점 청문회, 10월에 발간된 청문회 보고서, 그리고 남아있는 연방통상위원회(FTC, Federal Trade Commission)의 조사까지 반독점 이슈와 관련해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페이스북의 모바일 메신저 앱 통합 결정은 흥미로운 사건에 틀림없다. 이번 글은 페이스북의 메신저 통합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그 개요와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페이스북, 메신저 통합으로 이용 편의성 증대 꾀해
페이스북의 메신저 통합 계획은 이미 작년에 보도된 바 있다. 2019년 1월 뉴욕타임스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페이스북이 소유하고 있는 다양한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들을 모두 통합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음을 보도했다(Isaac, 2019). 이후 2020년 8월 페이스북이 메신저와 인스타그램 DM의 기반 시스템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고 소수의 유저들에게 이를 실험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Lyons, 2020), 9월 30일 페이스북이 공식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이를 공식 발표했다. 새로운 메신저를 통합 업데이트할 경우 유저들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두 플랫폼의 친구들 모두와 보다 쉽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그림 1] 이번 메신저 통합 계획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하나의 새로운 통합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따로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앱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서로 다른 앱에 존재하는 이용자들의 친구 및 지인들과 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유저들이 실제 사용하는 프론트엔드(frontend)의 애플리케이션의 통합이 아닌 세 플랫폼의 백엔드(backend) 기술적 기반을 하나로 통일한다는 것이다. 이는 서로 다른 앱 사이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으로, 이를 통해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이용 편의성이 증가되는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페이스북은 이 같은 크로스 플랫폼 메시지 전송 기능 외에도 약 10개의 기능을 새롭게 제공할 예정이다. 이 중에는 메시지 확인 후 메시지가 자동으로 지워 는 배니쉬모드(Vanish Mode), 페이스북워치(Facebook Watch), 인스타그램TV(IGTV)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워치투게더(Watch Together) 등의 기능이 있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이모티콘, 스티커 등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메신저 통합 업데이트는 현재 특정 국가들에서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페이스북은 이 국가들의 이름을 특정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당국의 반독점 압박 속 1,2,3위 플랫폼 통합
이 같은 메신저 통합 계획은 보도와 동시에 페이스북의 지배력 강화로 인한 반독점적 위력 행사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Isaac, 2019). 앞서 언급한 거대 테크 기업들에 대한 미국 당국의 반독점 수사에서 페이스북 관련 주요 쟁점은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인수로 인한 경쟁 저해 가능성이다. 소셜미디어 시장 안에서 대규모 수평 결합 사례였던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인수가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페이스북이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의 독립성을 일정 수준 보장해줬고 이를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의 경영진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페이스북 경영진과의 크고 작은 갈등으로 인해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의 초기 창립자들이 차례로 사임한 후 페이스북에서 요직을 맡던 인사들이 각 플랫폼의 수장으로 부임하며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이 유지해오던 독립성이 저해될 우려가 흘러나왔다. 작년 밝혀졌던 세 플랫폼의 통합 계획이 이번에 구체화되면서 나름의 독립적인 서비스였던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이 사실상 하나의 대형 플랫폼으로 통합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해석도 있다(Isaac, 2019; Lyons, 2020b).
[그림 1] 페이스북 메신저와 인스타그램 DM을 통한 메시지 전송 화면 <출처 - Facebook Newsroom>
현재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여전히 페이스북이 굳건한 리더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시장 조사 통계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monthly active users)가 가장 많은 모바일 메신저 앱은 페이스북 메신저였다. 약 1억 600만 명이 이용 했다. 이어 스냅챗이 약 4,600만 명, 왓츠앱이 약 2,600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Verto Analytics, 2019a).[그림 2] 글로벌 시장의 경우 2020년 7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는 왓츠앱이 약 20억 명으로 1위를 기록했고, 페이스북 메신저가 약 13억 명, 그리고 중국의 위챗(WeChat)이 약 12억 300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We Are Social, Hootsuite, & DataReportal, 2020).[그림 3] 조사 업체에 따라 어느 정도 오차가 존재하지만, 본 글에서 제시된 통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 유저 간 크로스 플랫폼 메시지 전송이 가능해질 경우 이 통합된 모바일 메신저의 월간 이용자 수는 미국 내에서는 약 1억 3,200만 명, 글로벌 시장에서는 약 33억 명에 육박하는 셈이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모바일 메시지 기능인 DM 관련 통계는 제공되지 않고 있지만 2019년 9월 기준 미국 내 월간 이용자 수 약 1억 2,100만 명을 기록하며 약 1억 7,000만 명의 페이스북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월간 이용자 수가 많은 모바일 SNS 앱이다(Verto Analytics, 2019b). 그리고 미국의 마케팅 시장 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의 2020년 3월 설문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유저의 약 28%가 DM을 통한 의사소통을 즐겨하며 이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다양한 활동 중 5번째로 많이 하는 활동인 것으로 나타났다(eMarketer, 2020). 이렇듯 현재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및 모바일 소셜미디어 시장 현황에 따르면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은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1, 2, 3위 다툼을 하는 주요 플랫폼들이다. 적어도 이용자 통계만을 생각할 때 이 세 플랫폼이 하나로 통합된다는 시나리오는 반독점 규제 당국에게 위험 신호로 인식될 것이 분명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앞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될 연방통상위원회(FTC)의 조사가 이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림 2] 월간 이용자 수 기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출처 - Verto Analytics, 2019a>
(2019년 9월 기준, 단위: 백만 명)

(2020년 7월 기준, 단위: 백만 명)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와 비즈니스 모델 개편,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페이스북은 이번 발표에서 새롭게 개편될 통합 메신저 기술은 단대단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를 적용해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페이스북이 소유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중에는 왓츠앱만이 단대단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단대단 암호화 기술은 정보를 주고받는 디바이스 내에서 암호화와 해독 작업이 이뤄져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제공자조차 메시지 내용을 기록 및 열람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는 이용자들의 개인적인 메시지 내용을 확실하게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확실한 개인정보 보호 수단이 되는 반면, 메시지 내용을 당사자 외에는 알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각종 범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페이스북의 입장에서 통합 메신저 플랫폼에 단대단 암호화를 적용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먼저 개인정보 보호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통해 이용자 정보 관리 소홀로 여러 스캔들에 휩싸여 추락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둘째로, 대표적인 ‘광장’ 형태의 소셜미디어로서 여러 해 동안 주요 가짜뉴스 및 허위 정보 확산에 대한 책임론에 시달려 온 입장에서 단대단 암호화는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DM, 그리고 왓츠앱 사이에 개인 메시지를 통해 잠재적으로 오고가는 다양한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혹자는 유저 정보를 이용한 타깃형 광고 상품을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페이스북이, 타깃형 광고 모델 발전에 핵심적일 수 있는 개인 메시지 내용을 정말 포기하고 단대단 암호화를 본격적으로 적용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McCracken, 2020). 하지만 이는 페이스북이 비로소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미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애플리케이션 간 상호운용성을 제고하고 이용자들에게 확실한 개인정보 보호를 약속할 수 있다면, 탄탄한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통합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위챗이나 카카오와 같이 사업 모델을 다변화할 수 있는 기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플랫폼마다 다른 의도와 형태로 소통을 하고 있던 이용자들이 단순히 다른 플랫폼 친구와 쉽게 대화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크로스 플랫폼 소통을 매력적으로 생각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미 단대단 암호화를 시행하고 있는 왓츠앱과의 구체적인 통합 방식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페이스북이 이번 계획을 통해 얼마나 혁신적으로 재탄생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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