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모바일 뉴스를 개편했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아웃링크’다. 개편된 뉴스 서비스에서는 제휴 언론사가 기사 소비 방식을 인링크와 아웃링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등장한 모바일 다음 뉴스 서비스가 포털 뉴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확인해 본다. 편집자 주
카카오가 지난 8월 25일 단행한 모바일 다음(Daum) 뉴스 개편으로 또다시 ‘아웃링크’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언론사가 생산한 뉴스’를 전면 배치하면서 아웃링크 방식도 함께 도입했기 때문이다. 제휴 언론사들은 포털 내부에서 기사가 소비되는 인링크 방식과 자사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카카오는 이번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이 이용자 선택권과 언론사 편집권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편으로 1월 말부터 모바일 다음 첫 화면을 장식했던 ‘카카오 뷰(View)’는 사라지게 됐다. 2021년 8월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으로 선보인 카카오 뷰는 다양한 주제로 편집한 콘텐츠 보드를 표출해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이용자가 직접 자신의 취향과 관점에 맞게 콘텐츠를 발견하고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이어 2022년 1월에는 모바일 다음에도 카카오 뷰를 전면 배치하면서 “뷰 에디터가 다양한 주제로 편집한 콘텐츠 보드를 취향과 관점에 맞게 발견하고 구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22년 상반기 중에는 PC판 다음 뉴스도 카카오 뷰로 바꿀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모바일 다음 뉴스에 있는 카카오 뷰까지 언론사 구독 모델인 모바일 채널로 전환해 버렸다. 이 개편과 함께 PC판 다음 뉴스를 카카오 뷰로 바꾼다는 계획은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이제 카카오 뷰는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에서만 명맥을 유지하게 됐다.
카카오가 모바일 뉴스 개편 카드를 꺼낸 이유
카카오는 왜 카카오 뷰 확대라는 당초 계획 대신 모바일 뉴스 개편 카드를 꺼냈을까?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모바일 다음 뉴스 서비스는 포털 뉴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먼저 개편 내용을 간단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의 핵심은 모든 사람에게 개방됐던 카카오 뷰를 폐지하는 대신 언론사 생산 뉴스를 전면 배치하는 것이다. 언론사 생산 뉴스는 ‘뉴스’ 탭에 이어 두 번째로 배치된 ‘My뉴스’에서 볼 수 있다. 언론사별로 5건의 뉴스를 편집할 수 있는 방식으로, 네이버 모바일 채널과 비슷하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통해 저널리즘적 가치를 강조했다.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을 비롯해 탐사뉴스, 팩트체크 섹션 등을 새롭게 배치했다. 심층보도 섹션도 마련해 속보 위주의 뉴스 소비 관행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최근의 동영상 뉴스 인기 추세를 반영해 1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모은 ‘오늘의 숏’ 코너도 신설했다.
모바일 다음 뉴스 맨 앞부분에 있는 뉴스탭의 뉴스 배열 방식도 바꿨다. ‘최신순’, ‘개인화순’, ‘탐독순’ 등 세 가지 배열 방식을 제공해 이용자가 뉴스를 보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포털 뉴스의 알고리즘이 불투명하다는 논란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포털 뉴스의 공적인 역할에 대한 고민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저널리즘 책무 측면에서 ‘양질의 기사’ 노출을 위한 노력이 반영됐다는 것이다.1)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새롭게 도입한 아웃링크다. 네이버의 모바일 채널 서비스가 포털 인링크 일변도로 되어 있는 것과 달리 카카오는 아웃링크도 선택할 수 있도록 차별화했다. 인링크, 아웃링크 선택은 언론사들이 한 달 단위로 바꿀 수도 있다.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 첫날 조사한 바에 따르면 132개 제휴 언론사 중 27개 사가 아웃링크를 선택했다(금준경·박서연,
2022).
인링크를 선택할 경우 포털 내에서만 뉴스 소비가 이뤄진다. 반면 아웃링크를 선택할 경우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게 된다. 언론사 입장에선 포털을 통해 유입된 트래픽과 독자 정보를 갖게 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늘어난 독자를 잡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할 수도 있다. 모바일 다음의 아웃링크 실험이 탈 포털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건 이런 점 때문이다.
하지만 전망과 현실은 다르다. 서비스 혁신이 곧바로 저널리즘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런만큼 저널리즘 가치를 강조하고 아웃링크를 도입한 이번 개편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따져보기 위해선 역사 속으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포털의 아웃링크 도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이 포털에 요구한 상생 조치
포털들은 20년 남짓한 뉴스 서비스 역사에서 몇 차례 비슷한 시도를 했다. 물론 아웃링크 실험은 자발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었다. 언론사 콘텐츠로 뉴스 시장을 석권한 포털들이 합당한 기여를 해야 한다는 압력이 적지 않았다. 이런 주장을 한 것은 언론사뿐만이 아니었다. 사회적으로도 상생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포털의 여러 상생 조치는 이런 분위기에서 나왔다.
언론이 포털에 요구한 상생 조치는 트래픽 공유와 정당한 경제적 대가였다. 아웃링크는 그 중 ‘트래픽 상생’을 겨냥한 대표적인 조치였다. 포털 뉴스에서 아웃링크 서비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6년이었다. 그해 네이버는 뉴스 검색 때 각 언론사 사이트로 직접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 해 뒤인 2007년에는 다음도 아웃링크 서비스에 가세했다.
뉴스 검색 아웃링크는 ‘가두리’란 비판을 받던 네이버가 ‘언론사와의 상생’을 내세우며 도입한 서비스였다. 실제로 뉴스 검색 아웃링크 도입 이후 언론사들의 트래픽이 크게 늘어나면서 ‘트래픽 공유’란 목적을 일부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뉴스 혁신의 기반이 되지는 못했다. 언론사들이 검색어로 손쉽게 트래픽을 올리는 맛을 들이면서 오히려 포털 의존 현상은 더 심화됐다. 포털들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내놓은 상생 조치가 오히려 언론사의 자생력 저하로 이어지고 말았다(양승찬 외, 2018).
좋은 의도로 출발했던 검색 아웃링크 서비스는 한국 인터넷 언론에 생채기를 남겼다. 지금까지도 인터넷 언론의 아픈 손가락 중 하나로 꼽히는 ‘검색어뷰징’이 본격화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어뷰징 기사를 통해 트래픽 올리는 재미에 빠진 언론사들은 차별화보다는 ‘눈앞의 실적’에 주력했다.
아웃링크 서비스의 결정판은 네이버가 2009년 1월 도입한 뉴스캐스트였다. 뉴스캐스트는 포털 시작 화면에 표출된 뉴스를 클릭하면 곧바로 언론사 페이지로 연결해주는 서비스였다. 포털 첫 화면을 언론사에 내준 파격적인 조치였다. 덕분에 언론사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엄청난 트래픽 폭탄을 맞았다. 덩달아 언론사들의 광고 수익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뉴스캐스트는 검색 아웃링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언론사들이 무한 트래픽 경쟁에 매몰되면서 선정적인 기사와 광고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눈앞의 과실에 눈이 먼 언론사들은 언론 윤리나 저널리즘 원칙 같은 것들은 뒷전으로 내팽개쳐 버렸다. 낯 뜨거운 기사들을 양산한 뒤 주요 뉴스로 편집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인터넷 언론 생태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던 뉴스캐스트는 결국 4년 만에 폐지됐다.
이처럼 그동안 포털의 상생 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된 아웃링크 서비스는 대부분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언론사 트래픽에는 도움이 됐지만, 반대급부가 너무 컸다. 건전한 뉴스 생태계 파괴라는 아픈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특히 뉴스캐스트는 뉴스 서비스가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 아픈 사례였다. 포털 뉴스 담당자조차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할 정도였다. 결국 뉴스캐스트는 폐지됐고, 검색 아웃링크는 지금은 폐지된 ‘실시간 인기 검색어’와 함께 기사 어뷰징의 주범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양승찬 외, 2018).
선의로 도입한 제도, 언론 역사에는 흠집
아웃링크 서비스가 실패로 끝난 일차적인 책임은 언론에 있다. 앞에 보이는 수익에 눈이 멀어 자체 혁신을 통한 성장을 뒷전으로 밀어버렸기 때문이다. 저널리즘 윤리 같은 것들도 헌신짝처럼 버렸다. 외부에서 주어진 트래픽 선물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제대로 해 보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뉴스캐스트를 비롯한 아웃링크 서비스가 뉴스 생태계 파괴로 이어진 책임을 전적으로 언론사들에만 돌릴 수는 없다. 플랫폼 사업자인 포털 역시 건전한 관리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고 보긴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포털들이 언론사들의 일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거대 플랫폼 관리자인 포털들이 ‘반칙 행위’를 제대로 제어할 기술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점을 바탕에 깔고 다시 질문을 던져보자.
첫째. 모바일 다음 뉴스의 아웃링크 서비스는 언론사에 트래픽 폭탄을 선사할까?
둘째. 이런 트래픽 폭탄은 언론사 탈 포털 전략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질문에 답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모바일 다음의 뉴스 아웃링크 서비스를 선택한 언론사들은 이번에도 트래픽 증대 효과를 누리고 있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아웃링크 서비스가 이전처럼 ‘폭탄’ 수준의 트래픽 증가로 이어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서비스 특성상 앞서 나왔던 뉴스 검색이나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비해선 트래픽 유입 효과가 미미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 이후 아웃링크를 택한 언론사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도 이런 예상과 무관하지 않다.
오히려 더 중요한 부분은 모바일 다음 뉴스의 아웃링크 서비스가 언론사 페이지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이다. 잘 아는 대로 한국은 언론사 웹사이트나 앱에서 직접 뉴스를 습득하는 비율이 전 세계에서 꼴찌 수준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지난 1월 11일부터 한 달 동안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뉴스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뉴스를 습득한 비율은 5%에 불과했다. 46개국 평균인 23%에 크게 못 미친다. 반면 검색엔진이나 뉴스 수집 서비스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은 69%로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금준경 등(2022)은 모바일 다음 뉴스 개편 첫날 분석 기사를 통해 “탈 포털을 추진 중인 언론사들이 주로 아웃링크를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중앙그룹 등은 자사 플랫폼 이용자 참여를 높이기 위해 아웃링크를 택했다고 밝혔다. 아웃링크를 통해 이용자들을 확보한 뒤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그렇다면 모바일 다음의 뉴스 아웃링크 서비스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 언론사 페이지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런 기대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조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국 독자들은 뉴스를 보기 위해 굳이 언론사 사이트를 방문하는 수고를 하지 않으려 한다.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것이 너무나 편리한 데다 언론사 페이지는 지나치게 광고가 많아 가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언론사 페이지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익숙해진 독자들의 습관을 무너뜨릴 만한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광고 수입에 절대적인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언론사들이 어떻게 뉴스 페이지의 가독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지도 고민거리다. 포털 아웃링크를 통해 들어오는 트래픽이 늘어날수록 언론사들이 숫자에 중독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 역시 명실상부한 탈 포털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이겨내야만 하는 유혹이다. 따라서 이번 서비스가 언론사 페이지 활성화의 계기가 되기 위해선 언론사들이 이런 유혹으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져야만 한다.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현은 일찍이 “이광수는 만지면 만질수록 그 증세가 덧나는 그런 상처와도 같다”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 언론과 포털 간의 20년 역사를 떠올릴 때마다 김현의 저 표현이 자꾸 뇌리를 스친다. 선의로 도입한 제도가 언론 역사에 흠집을 만든 관행으로 계속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래픽 상생’의 대표적인 시도였던 아웃링크 역시 이런 아픈 역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에도 포털과 언론사 모두 과거의 아픈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좀 더 처절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1) <뉴스 알고리즘도 공개한 카카오 '다음' 모바일 뉴스 개편, 전문가 평가는?>, YTN, 2022.9.13, https://www.ytn.co.kr/_ln/0102_202209130859248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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