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미디어오늘이 주최해 온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가 2025년 11회를 맞았다. 올해는 ‘AI x 미디어: 다시 쓰는 콘텐츠, 조직, 비즈니스의 미래’라는 주제로 이틀에 걸쳐 다양한 분야의 연사들이 발표를 진행했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요 세션을 요약·소개한다.편집자 주
올해로 11회를 맞은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가 지난 9월 3~4일 과학기술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AI가 현재 미디어 산업에 미친 영향과 향후 AI의 활용에 대해 전망하는 자리였다. 스페셜 세션(Special Session)을 포함한 총 9개의 세션은, 1일 차 키노트, AI 에이전트(AI Agent) 시대, 일상을 바꾸는 AI, AI와 미디어 현장, 2일 차 키노트, 넷플릭스와 함께, 넷플릭스를 넘어, 콘텐츠 전쟁의 최전선, 미디어 이용의 변화 읽기, 스페셜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기술 발전과 현장의 다양한 시도가 뉴스 및 콘텐츠 생산과 유통, 조직과 사업모델, 미디어 생태계 재설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뤘다. 미디어 산업의 ‘오늘’을 진단하고, ‘더 나은 내일’을 함께 그려가기 위함이었다.
미디어 산업의 ‘오늘’
AI 등장, 플랫폼 독주 헤쳐나갈 방법은
미디어 산업의 ‘오늘’을 바라본 세션에서는 AI의 등장으로 신문과 뉴스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하는 위기와, 디지털 전환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점이 강조됐다. 콘텐츠 분야에서는 넷플릭스 더빙, OTT 숏폼·미드폼 예능 제작, 유튜브 알고리즘 최적화 전략, 팬덤 기반 IP 확장, 다정한 서사 중심 뉴스 채널 등 새로운 제작 기법과 유통 방식이 제시됐다. 또한, 스토리텔링의 힘이 여전히 중요한 경쟁 요소로 꼽혔으며, 넷플릭스 독주 속에서 국내 OTT의 생존 전략과 글로벌 시장 공략 과제도 논의됐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는 AI의 등장이 신문사에 근본적 위기를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언론이 AI가 대신할 수 없는 불편한 질문과 팩트체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종구 한국일보 AI&데이터 팀장은 인터넷, 모바일, 소셜미디어를 거치며 언론의 핵심 역할이 약화했고, AI 시대에는 기사 해체와 수익 모델 붕괴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라 매체 전체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민디 넷플릭스 한국어 더빙 시니어 매니저는 글로벌 시장에서 더빙이 필수적이며, 맞춤형 더빙과 화면 해설이 시청자 경험을 확장한다고 말했다. 최 매니저는 앞으로 AI 활용이 더빙 효율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인식 스튜디오모닥 PD는 OTT 예능이 롱폼에서 미드폼, 숏폼으로 변화하면서 러닝타임보다 콘텐츠 밀도가 핵심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버라이어티 축소, 촬영 효율화, 캐릭터 중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석로 허니비스튜디오 대표는 유튜브 성공의 핵심은 알고리즘이라며, 클릭률과 시청 지속 시간이 추천 노출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말 중심, 스토리텔링, 캐릭터 활용 등 7가지 유형을 제시하며 제작자의 지속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수진 CJ ENM PD는 “디지털 PD는 플랫폼에 맞는 유연한 기획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팬덤 커머스, 브랜드 협업, IP 확장 등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과 경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나 CBS 디지털뉴스제작센터장은 유튜브 채널 씨리얼이 ‘다정함’을 무기로 뉴미디어 경쟁 속에서 10년간 생존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정치 공방 대신 맥락과 흐름을 짚는 방식으로, MZ세대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전혜정 청강문화산업대 웹소설창작전공 교수는 AI 시대에도 강력한 스토리는 세계관, 인물, 플롯의 유기적 구조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결핍을 채워가는 인물의 여정이 독자와 시대정신을 사로잡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조영신 미디어연구소 bLanC 대표는 넷플릭스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대표는 국내 OTT의 생존을 위해 로컬 2사 체제와 아시아 국가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의 실질적 지원과 산업 성과 창출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디어 산업의 ‘더 나은 내일’
본질은 콘텐츠, AI 적절히 활용해야
미디어 산업의 ‘더 나은 내일’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는 AI 에이전트의 발전과 개인화가 가져올 변화, 그에 따른 편향과 윤리 문제, 그리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규제 필요성이 함께 제기됐다. 또한, AI가 검색, SNS, 커머스까지 확장되며 미디어 전략과 저널리즘 구조를 흔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AI 통합형 검색 및 서비스 최적화, 비용 절감을 통한 지속 가능한 AI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했다. 아울러, 생성형 AI 기반 창작, 저작권 쟁점, 뉴스룸 조직 혁신, AI 협업 도구 등은 콘텐츠 제작, 유통, 법 제도까지 아우르는 미래 미디어 환경의 핵심 의제로 논의됐다.
박새롬 UNIST 산업공학과 교수는 생성형 AI가 개인화되면서 편향과 워터마크 악용과 같은 새로운 위협이 생기고 있음을 지적하며, 규제와 책임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정수 블루닷AI 센터장은 AI가 지식 민주화를 이끌었지만, 언론의 느린 구조가 혁신을 막고 있어, 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뉴스룸 전반을 재편할 것이라며, 파일럿 프로그램 축적과 인간 중심적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제시했다.

김상범 네이버 검색플랫폼 전무는 지식인, 블로그, 카페부터 스마트스토어, 스마트플레이스로 이어진 콘텐츠 기반 플랫폼 전략을 설명하며, 네이버가 AI 통합 에이전트로 발전해 검색을 넘어 다양한 서비스 허브가 되리라 내다봤다. 김강학 카카오 AI 서비스기획 리더는 과거 챗봇은 실패했지만, 대규모 LLM과 비용 절감 구조가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고 평했다. 그는 그라운딩(grounding)과 AI 오케스트레이션(AI Orchestration)으로 효율을 높여 검색, 쇼핑, 로컬을 망라한 AI 생태계를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김자현 업스테이지 사업개발 리드는 업스테이지가 한국어 특화 LLM을 앞세워 성장하며, 미디어 협업을 통해 교열과 번역 같은 실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진욱 캐럿 대표는 ‘바이브 메이킹’이 창작 과정을 단순화해 1인 창작자의 영향력을 키우지만, 여전히 재미, 정보, 관계가 콘텐츠의 본질이라고 분석했다. 양효걸 도스트11 대표는 방송 현장에서 선거방송, 예능, 다큐 제작까지 AI가 확산되고 있으며, 효율과 사실성 사이의 균형이 도전 과제라고 언급했다. 최영준 구글 뉴스이니셔티브 티칭펠로우는 C.R.A.F.T. 모델1)을 통한 프롬프트 작성법과 제미나이(Gemini), 노트북LM(NotebookLM) 같은 AI 도구가 개인화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고 소개했다.
정지우 변호사 겸 문화평론가는 AI가 만든 결과물은 인간 창작물로 보기 어려워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국제적 흐름을 짚었다. 그는 스타일 모방은 보호되지 않지만, 구체적 작품과 유사할 경우 침해가 성립될 수 있으며, 인간이 AI 초안을 수정하거나 편집하면 창작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주 한국리서치 기획사업본부장은 미디어의 지속 가능성은 신뢰 회복과 고객 중심 전환에 달려 있으며, 해외 시장 진출과 광고, 플랫폼, 콘텐츠의 균형 확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조종하 위베러 이사는 2030세대의 선호가 웹툰 같은 장기 콘텐츠보다 DM, 밈, 전시, 스포츠처럼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이 스마트 TV와 댓글 문화를 통해 브랜드와 소통하며 새로운 소비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 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
한편, 이번 행사에는 ‘스페셜 세션’으로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에 대한 토론의 장이 마련됐다. 이 세션에서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AI 관련 미디어 정책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으며, 허위 조작 정보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디지털 전환과 AI 전환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복잡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령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생성형 AI가 허위 조작 정보를 쉽게 만들고 있지만, 징벌적 규제보다는 언론 존중과 생존 전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적으로 발표자들은 정부와 언론, 시민이 함께 건강한 AI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공유했다.
미디어의 미래 컨퍼런스 2025는 AI가 미디어산업 전반에 끼치는 영향과 미래 전망을 다각도로 조망한 자리였다. 발표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오늘의 위기를 진단했다. 동시에 미래 미디어의 방향성을 탐색했다. 이를 통해 미디어 산업은 기술 혁신과 규제, 제작 방식의 변화가 동시에 요구되며, 본질적 가치는 여전히 신뢰, 맥락, 공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정부, 언론, 기업, 시민이 함께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AI 시대의 기회는 위기로 전환될 수 있음을 느꼈다.
1) 프롬프트 작성 시 AI가 더 정확하고 유용한 응답을 하도록 돕는 구조적인 틀로, 맥락(Context), 역할(Role), 행동 및 요청 사항(Action), 응답 형태 및 형식(Format), 대상 독자(Target Audience)를 의미.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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