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2023-02-06
텔레비전 영락(零落)의 서막 매체 이용률이 보내는 위험 신호

텔레비전 영락(零落)의 서막 매체 이용률이 보내는 위험 신호

  • 저자 : 장윤재
  • 발행일 : 2023-02-06

한국언론진흥재단은 해마다 <언론수용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984년부터 우리 국민의 미디어 이용 행태를 분석해 온 본 조사는 2022년 전기를 맞았다. 텔레비전 이용률 감소에 따른 쇠락 전조 등 2022년 <언론수용자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2022년은 <언론수용자 조사> 역사에 꼭 한 줄 기록해야 할 의미 있는 해다. 지금까지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뤄져 오던 작고(?) 소중한 <언론수용자 조사>가 전국 3만 138가구 및 만 19세 이상 가구원 5만 8,936명을 대상으로 무려 열두 배가량 확대 실시된 해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표본을 통해 <언론수용자 조사>는 지금까지보다 더욱 신뢰도 높은 자료를 축적해갈 수 있게 됐다. 대신, 규모가 커지면서 표본 설계, 설문 문항, 조사 수행, 데이터 처리 등 조사 전반에 변화가 있어, 이번 조사 결과를 지난 조사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세부적인 수치에 집중하지 않고 큰 틀에서 살펴보면 새로워진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 역시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와 대체로 일치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이용률이 가장 높은 매체는 텔레비전(88.2%), 인터넷 포털(80.7%), 메신저 서비스(77.3%)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65.0%) 순이다. 뉴스를 접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한 매체 역시 텔레비전(76.8%), 인터넷 포털(75.1%),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20.0%), 메신저 서비스(12.0%) 순이다. 세대 간 차이의 경향성도, 언론에 대한 불신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 매체를 조금은 더 신뢰하는 경향도 여전하다.

 

이러한 사실이 새롭지는 않지만, 이전보다 10배 이상 커진 조사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를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에 더해, 세부적으로 눈여겨볼 만한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여기서는 그 가운데 텔레비전으로부터 이용자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현상과 그러한 변화 속에서 플랫폼 기업의 독점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주요하게 소개하려 한다. 그 밖의 상세한 내용은 <2022 언론수용자 조사> 보고서를 참고하기 바란다.

 

​텔레비전 이용률

놓쳐서는 안 될 위험 신호

 

올해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를 보면 텔레비전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다시금 던지게 된다. 텔레비전 부럽지 않게 높은 열독률을 보이던 신문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20년이 걸렸는데, 텔레비전의 경우는 얼마나 걸릴까? 이전 조사 결과를 뒤적여 보면, 2002년 조사까지도 82.1%에 이르던 종이신문 열독률은 10년이 채 지나기도 전인 2011년 조사에서 44.6%까지 내려갔다. 이번 조사에서 열독률은 9.7%이다. 게다가 30대 열독률은 8.0%, 20대 열독률은 3.5%에 불과하다.1)

 

텔레비전도 이런 급격한 변화를 마주할 수 있다는 징후가 보인다. 물론 텔레비전 이용률은 여전히 매체들 가운데 가장 높다. 이번 2022년 조사에서 텔레비전 이용률은 88.2%, 텔레비전 뉴스/시사보도 이용률은 76.8%로 나타나는 등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높은 수치는 장노년층의 이용에 힘입은 것이고 젊은 세대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이탈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 문제다.

 

주지하다시피 텔레비전 이용률은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점점 내려간다. 그런데 그 폭이 젊을수록, 특히 20대에서 너무나 가파르다.[그림 1] 인접 세대와의 이용률 격차가 60대 0.9%p, 50대 1.6%p, 40대 4.4%p, 30대 6.3%p로 점점 커지다 20대에서는 14.9%p까지 늘어난다. 뿐만 아니라 20대에서는 텔레비전 이용률이 포털, 메신저서비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SNS 이용률보다 낮고, 30대와 40대에서도 텔레비전 이용률보다 포털, 메신저 서비스 이용률이 더 높다.[그림 2] 텔레비전 뉴스/시사보도 이용률의 경우는 연령대간 격차 증가폭이 더 크며, 20대 가운데 텔레비전으로 뉴스를 보는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46.5%).[그림 3] 이 추세를 보면 앞으로의 세대에서는 이탈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방송사가 문을 닫을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신문의 경우도 종이신문 열독률은 급감했지만 신문기사 결합열독률은 84.1%로 매우 높고, 특히나 40대 이하에서는 90%를 넘겼다(20대 91.0%, 30대 93.0%, 40대 93.5%). 이들은 신문 기사를 종이로 읽지 않고 인터넷으로,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그리고 포털에서 기사를 본다. 시간이 더 지나면 종이신문 열독률은 지금의 잡지 열독률만큼 낮아질 것이고, 뉴스 유통, 배급 채널이 아니라 뉴스 콘텐츠 생산자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다. 소수점 차이에 불과한 열/구독률이 아니라 신속성으로건 심층성으로건 혹은 다른 무엇을 통해서건 뉴스의 상품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는 신문이 먼저 겪은 변화를 텔레비전도 곧 마주하게 되리라는 신호를 보낸 것 같다. 물론 신문과는 다른 영상 매체이므로 텔레비전이 겪을 변화의 속도는 신문과는 다를 것이다. 그런데 속도가 다르리라는 것은 신문보다 더디게, 경쟁우위를 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신문보다 더 짧은 시간에 더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결과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신문보다 방송이 더 힘겨울 수도 있다. 인터넷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신문사들은 무수한 인터넷 언론이나 1인미디어를 뛰어넘는 취재 역량을 가지고 있기에 포털에서 살아남아 통신사들과 함께 젊은이들 대부분에게 읽히는 뉴스를 만들고 있다. 방송사들은 제작이나 편성 관행, 광고주의 영향력, 규제 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콘텐츠 제작사, 개인방송 채널, 플랫폼과 무한히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쟁자들에 비해 방송사들이 어떠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가 변화의 방향과 결과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네이버, 카카오톡, 유튜브로 모여드는 사람들

 

세대에 따른 미디어 이용 변화와 함께 눈여겨봐야할 또 한 가지는 인터넷 기반 매체에서 특정 기업으로의 집중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현재 가장 이용률이 높은 매체는 텔레비전, 인터넷 포털, 메신저 서비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고 뉴스 플랫폼으로서도 이 네 가지 매체의 이용률이 가장 높다. 그런데 포털 뉴스 이용자의 89.7%가 네이버를, 메신저 서비스를 통한 뉴스 이용자의 91.8%가 카카오톡을,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한 뉴스 이용자의 96.8%가 유튜브를 이용했다고 응답했다. 각 매체 영역에서 이들 기업의 뉴스 이용 점유율도 66.7%, 74.8%, 85.6%로 매우 높다.[그림 4]

 

 

* 상위 5개 제외 기타/기억나지 않음으로 처리

 

 

여러 매체들 가운데 텔레비전의 이용률이 가장 높다고는 하지만, 사실 개별 매체사의 이용률을 살펴보면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이용이 많은 매체는 네이버일 것으로 보인다. 텔레비전의 매체 이용률이 88.2%, 뉴스 이용률은 76.8%로 가장 높지만 개별 방송사의 이용률은 이보다 낮을 것임을 고려하면 전체 응답자의 76.7%가 이용하는 카카오톡, 74.2%가 이용하는 네이버, 62.8%가 이용하는 유튜브가 어느 방송사보다도 더 자주 접하는 주요한 매체일 것이다. 네이버에서 뉴스를 이용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67.3%에 달한다. 그리고 당연히, 네이버, 카카오톡, 유튜브 이용률 및 이들 매체를 통한 뉴스 이용률은 20~30대에서 월등히 높다.

 

특정 기업의 점유율이 과도하게 높은 것은 시장 질서 측면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미디어 영역에서는 다양성과 관련해 더 큰 문제가 된다. 특정 매체가 의견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면 다양한 집단의 목소리가 반영될 기회나 이용자들이 다양한 견해를 접할 기회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는 콘텐츠나 뉴스 생산자가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와 이용자를 중개하는 플랫폼이기는 하다. 그리고 포털은 뉴스 편집, 배열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조치를 내놓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피해갈 수는 없다. 이들 서비스는 콘텐츠 배열, 추천, 공유나 노출의 맥락에 차이를 가져오는 고유의 기능이나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어 이용자의 관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령층이 텔레비전, 특히 KBS에 대한 선호와 의존도가 높고 주로 보수 편향의 신문에 노출된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미디어 이용 다양성이 낮다고 인식하곤 한다. 하지만 20~40대의 90% 이상이 포털에서, 23% 이상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서, 15% 이상이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서 뉴스를 접한다. 이들의 상당수가 네이버, 유튜브, 카카오톡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고 서술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몇몇 방송이나 신문사가 아닌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는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젊은 세대는 과연 더 다양한 관점에 노출되고 있는지, 이들이 네이버에서, 유튜브에서, 카카오톡에서 보게 되는 뉴스는, 그 곳에서 지인이나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뉴스는 과연 어떤 것일지 검토하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2022년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조사는 1984년부터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수행해 온 대표적인 조사인 <언론수용자 조사>의 목표 표본 규모를 기존 5,000명에서 5만 7,000명 이상으로 확대 실시한 첫 조사로 조사의 규모나 내용 면에서 의미가 크다.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에 대한 일부 언론 보도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 언론이 지적한 문제들 중에는 본 조사가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도 있으나, 일부 지적은 부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음 페이지에 설명의 글을 싣는다. 

 

 

 

 

1) <언론수용자 조사>는 19세 이상을 조사 대상으로 하므로 20대는 19~29세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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