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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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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틱톡 추격 따돌리고 빅 스크린까지 장악하려는 유튜브

  • 저자 : 류현정
  • 발행일 : 2023-08-29

‘유튜브 공화국’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우리나라 국민의 유튜브 이용률은 압도적이다. 이를 반영하듯 유튜브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한국에서 공식 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인의 일상생활을 파고드는 유튜브의 사업 확장 현황과 이를 둘러싼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이 ‘네이버 공화국’에서 ‘유튜브 공화국’으로 거듭날 모양이다. 국내 유튜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사용자 수에 육박한다. 모바일 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카카오톡의 MAU는 4,115만 8,838명, 유튜브의 MAU는 4,115만 7,718명이었다. 두 서비스의 MAU 차이가 역대 최소로 줄어들었다.

 

총 사용 시간 기준으로 유튜브는 한국에서 압도적인 1위다. 지난해 유튜브는 국내 모바일 앱 총사용 시간 1위(175억 시간)를 기록했다. 카카오톡(66억 시간)보다 앱에 머무는 시간이 2.6배 이상 길다. 네이버는 45억 시간으로 3위에 그쳤다.

 

지난 7월 통계로도 유튜브 사용 시간이 ‘네카오(네이버와 카카오)’를 크게 앞지른다. 유튜브 사용 시간은 약 15억 2,920만 시간으로, 2위 카카오톡(약 5억 1,876만 시간)과 3위 네이버(약 3억 4,554시간)보다 서너 배가량 많다(모바일 인덱스 조사). 

 

한국이 유튜브 공화국이라는 증거는 또 있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은 지난 6월 30일 ‘유튜브 쇼핑(Youtube Shopping)’을 한국에서 처음 선보였다. 아마존이 군림해 온 온라인 쇼핑 시장에 침투하는 첨병 역할을 구글코리아가 맡은 것이다. 

 

한국의 ‘유튜브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유튜브의 파상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광고, 음악, 영상, 쇼핑, 게임 등으로 손을 뻗치는 그야말로 ‘진격의 유튜브’다. 이제 유튜브 영향권을 벗어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빅 스크린’ 노리는 광고 블랙홀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스크린을 장악해 온 유튜브가 최근엔 TV 스크린을 겨냥한 전술들을 쏟아내고 있다. 인터넷 접속도 가능하고 유튜브 앱도 설치할 수 있는 스마트TV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2020년 기준으로도 미국 유튜브 시청자 중 52.8%(1억 1,310만 명)가 커넥티드 TV(CTV, 인터넷이 연결된 TV)를 통해 유튜브를 봤다.

 

우선, 유튜브는 TV로 유튜브를 시청하면 건너뛰기 할 수 없는 ‘30초 광고’를 내놓을 예정이다. 광고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 대형 기업의 광고 물량을 가져오겠다는 계산이다. 유튜브는 인기 상위 5% 콘텐츠에 ‘30초 광고’를 적용한다고 한다. 

 

거액을 주고 스포츠 중계권도 확보했다. 지난해 말 미국 인기 스포츠 경기인 프로풋볼리그(NFL)의 일요일 중계 패키지, 이른바 ‘선데이 티켓’ 계약을 따낸 것이다. 계약 규모는 연간 20억 달러(약 2조 6,700억 원), 계약 기간은 7년이다. 유튜브는 기존 디렉TV가 보유한 독점 중계권보다 최소 5억 달러(약 6,690억 원)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TV는 한국에서는 서비스하지 않는 유료 방송 서비스다. ABC, CBS, 폭스, ESPN 등 100개 이상의 실시간 방송 채널을 제공한다. 유튜브는 유튜브TV와 NFL 선데이 티켓을 묶어 연 299달러(약 40만 원)에 팔고 있다. ‘유튜브TV+NFL 선데이 티켓+NFL 레드존’ 패키지 가격은 연 339달러(약 45만 원)다. 유튜브TV가 아닌 유튜브에서 NFL을 보려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유튜브 NFL 선데이 티켓 채널 구독 가격은 연 399달러(약 53만 원), NFL 레드존까지 포함된 가격은 연 439달러(약 58만 원)다. 

 

유튜브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포털도 만들었다.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쇼타임, 파라마운트플러스, 스타즈 등 30여 개를 구독할 수 있는 ‘프라임타임 채널(Primetime Channels)’ 서비스를 개설한 것. 김조한 뉴아이디 사업개발 이사는 “이런 디스커버리 플랫폼(콘텐츠들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플랫폼)을 유튜브가 처음 만든 것은 아니지만, 가장 많은 사람이 머무르는 슈퍼앱인 유튜브에서 시작한다는 게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HBO 맥스 등은 프라임타임 채널에 들어가지 않았다. 

 

유튜브의 전술과 베팅이 성공한다면, 유튜브는 TV 광고 시장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유튜브 광고 매출은 35조 원(약 292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구글 전체 매출의 약 11%에 해당한다. 


멜론 밀어낸 유튜브 프리미엄

 

유튜브는 ‘유튜브 프리미엄’이라는 월 구독 서비스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프리미엄은 광고 없이 유튜브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화면이 꺼져 있거나 다른 앱 사용 중에도 중단 없이 동영상을 들을 수 있는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을 제공한다. 

 

원래 이 서비스는 2015년 10월 ‘유튜브 레드’라는 이름으로 발표됐다. 2016년 12월부터 미국, 호주 등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은 전 세계에서 5번째 유튜브 레드 출시 국가였다. 2018년 6월 서비스 이름이 프리미엄으로 바뀌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 수는 8,000만 명에 달한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면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광고 없는 영상을 즐기려던 사람들이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까지 듣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구독 중인 다른 음원 서비스를 해지하게 된다.

 

유튜브 뮤직은 다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디자인이 투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종 끊김 현상도 나타난다. 하지만, 유튜브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나오는 뮤직비디오와 플레이리스트는 유튜브 뮤직의 최대 강점이다.

 

유튜브 뮤직은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10년 넘게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멜론을 2위로 밀어냈다. 앱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4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표본을 조사한 결과 유튜브 뮤직 앱 이용자가 521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음원 서비스 1위를 차지했다. 멜론 이용자는 459만 명으로 추산됐다. 

 

올 1월 닐슨미디어코리아도 유튜브 뮤직의 MAU 수가 488만 2,644명을 기록해 멜론(427만 5,121명)을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모바일 인덱스 통계에선 멜론이 유튜브 뮤직을 앞서고 있다. 올 6월 기준으로 멜론 MAU가 665만 1,897명, 유튜브 뮤직이 580만 7,421명으로 나타났다.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지형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 IT 시장 조사업체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기준 글로벌 시장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점유율은 스포티파이 30.5%, 애플 뮤직 13.7%, 텐센트 뮤직 13.4%, 아마존 뮤직 13.3%, 유튜브 뮤직8.9% 순이었다. 국내에선 세계 1위 음원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의 점유율이 1%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 7월 20일 구글은 미국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을 기존 11.99달러(약 1만 6,000원)에서 13.99달러(약 1만 8,000원)로 인상하겠다고 공지했다. 8월엔 일본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도 기존 1,180엔(약 1만 800원)에서 1,280엔(약 1만 1,8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격은 다음 결제일인 9월 30일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한국 기준으로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이 9,500원(부가세 포함 1만 450원),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가격이 7,900원(부가세 포함 8,690원)이다. 참고로 한국은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이용할 수 없는 나라 중 하나다. 


아마존 철옹성에도 도전

 

지난 6월 30일 유튜브 공식 쇼핑 채널이 가동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유튜브가 공식 쇼핑 채널을 운영하는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고 현재까지 유일하다. 유튜브 쇼핑 채널의 라이브 방송 첫 타자는 삼성전자 ‘갤럭시워치’였다. 쓱닷컴, CJ온스타일, 11번가, 위메프 등은 유튜브와 별도 협력 관계를 맺고 라이브 커머스(생방송 제품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쇼핑 공식 채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튜브 쇼핑 기능 그 자체다.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은 각자 채널에 ‘스토어(store)’를 개설해 물건을 팔 수 있게 됐다. 또 영상 아래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섹션을 마련할 수 있고, 영상 재생 도중에 판매하는 제품을 홈쇼핑 화면처럼 띄울 수도 있다. 

 

한국에선 이게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탈 TV’ 현상으로 시청자를 잃은 홈쇼핑 업체들이 유튜브를 돌파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등이 유튜브 채널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유튜브가 한국 시장을 필두로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이 디지털 광고 영역에 들어와 구글의 땅을 잠식한 것처럼 구글도 유튜브를 앞세워 아마존이 철옹성을 구축한 전자상거래 시장에 균열을 내기로 한 것이다.


유튜브의 최대 경쟁자는 아마존과 틱톡 

 

유튜브의 신규 사업 탐색은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유튜브는 최근 직원들에게 유튜브 게임 서비스인 ‘플레이어블스(Playables)’ 테스트에 초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플레이어블스는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다가 곧바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튜브가 쇼핑·게임 등 신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아마존과 틱톡이 위협적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아마존의 광고 사업은 지난해 대비 22% 증가한 106억 8,000만 달러(약 14조 2,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분석가들의 예상치(104억 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아마존은 자회사 트위치의 ‘생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기로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녹화 방송의 최강자는 여전히 유튜브지만, 온라인 생방송 시장은 트위치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에선 틱톡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숏폼(1분 이하의 짧은 영상)’을 내세운 틱톡은 미국 Z세대(1997~2010년생)의 ‘최애(最愛)’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센서 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틱톡 사용자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95분으로 유튜브 사용 시간(74분)을 추월했다. 

 

전 세계 어린이·청소년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는 틱톡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 2월 쿼스토디오(Qustodi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4~18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하루 평균 틱톡 사용 시간은 107분을 기록했다. 이는 유튜브(67분), 스냅챗(72분), 인스타그램(45분), 페이스북(20분)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숏폼은 유튜브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구글 스프루스구스에서 열린 ‘메이드 온 유튜브’ 행사에서 닐 모한(Neal Mohan) 당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2023년부터 쇼츠(shorts, 유튜브의 짧은 동영상)에 광고를 도입하고 수익의 45%를 크리에이터에게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유튜브가 쇼츠 조회수에 따라 수익을 배분한 적은 없었다. 


통신품위법 230조부터 저작권료까지 논란 

 

유튜브의 사업 방식을 두고 안팎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유튜브·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활개 치는 불법 영상이 가장 큰 문제다. 2015년 이슬람 테러단체 IS의 파리 테러 당시 살해당한 노헤미 곤잘레스(Nohemi Gonzalez)의 가족은 구글을 고소하기도 했다.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가 IS 대원 모집 영상을 알고리즘으로 유통한 책임을 물었다. 

 

틱톡에선 ‘블랙아웃 챌린지’를 따라 하다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틱톡에 영상을 올리려고 기절할 때까지 목을 조르는 것(숨 참기 챌린지)을 시도하다가 실제 목숨을 잃은 어린이가 올 초에만 20명에 달한다. 

 

일단 미국 연방대법원은 IS 파리 테러 사건과 관련해 구글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5월 연방대법원 판사는 “IS와 같은 악의적 행위자들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불법적이고 때로는 끔찍한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휴대폰, 이메일 또는 인터넷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했다. 미국에서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통신품위법 230조를 통해 불법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는데, 연방법원이 이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 규제를 요구하는 소송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엔 200개에 달하는 미국 각지 교육청이 소셜미디어에 따른 교육 현장의 폐해를 호소하며 집단 소송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선 이전부터 통신품위법 230조를 비판해왔다. 선거 운동 기간에는 의회에 230조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미 의회에서 관련 법 수정에 나설 수도 있다. 

 

유튜브의 음원 저작권료 정산 방식은 두고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빌보드는 유튜브 로열티 시스템이 불투명한데다 제대로 된 감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문제투성이(full of errors)’라고 보도했다. 이런 약점을 악용한 저작권 사기 사건도 있었다. 라틴 음악의 음원 관리 회사 미디어머브(Mediamuv)가 2,300만 달러(약 307억 4,000만 원)에 달하는 로열티를 유튜브에 부정수급한 혐의로 미국 국세청의 조사를 받았다. 

 

2018년엔 가디 오롱(Gadi Oron)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사무총장이 “유튜브가 창작자에게 지급하는 스트리밍 저작권료는 세계 다른 음원 서비스의 20분의 1 수준”이라면서 작심하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튜브는 국내에서도 정부 방침(저작권료 징수 규정)을 따르지 않고 자체 규정으로 저작권료를 정산한다. 유튜브의 저작권료는 국내 음원 서비스 업체의 수준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의 16번째 직원인 수전 워치츠키(Susan Wojcicki)가 2014년 2월부터 유튜브 CEO를 맡으면서 유튜브의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올 초 수전 워치츠키가 사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모한 CPO가 신임 유튜브 CEO가 되었다. 그는 빅테크 규제 여론이 높아지고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매출도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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